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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바사모’

페이스북 개설 5년 만에 회원수 3만명 넘어
올해 수험생 수송 이벤트로 공익성도 ‘인정’
SNS 장점 최대한 활용…범죄 예방 효과도
실시간 종합 바이크 커뮤니티로 자리매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던 지난 11월 17일 아침, 한 바이크 동호회 회원들이 의기투합을 했다. 이들은 수험생 수송 지원을 자처했다. 모두 20여명의 회원이 새벽부터 수험생들의 긴급수송을 도왔다. 매년 이 행사를 벌이는 동호회 ‘모닝캄’과 함께였다. 이들은 각각 서부와 동부로 나누어서 활약했다. 오토바이에는 “수험생 수송 지원 차량”이라는 표식을 붙였다. 이 표식을 붙인 회원들이 서울시 학교 인근을 돌아다니며 수송해야 하는 수험생들을 찾아다니는 방식이었다. 수험생이 탑승을 요청하면 해당 응시학교를 숙지한 뒤 헬멧을 착용시키고 간단한 주의사항을 교육한 다음 곧바로 출발했다. 이날 이런 식으로 모두 60여명의 수험생을 안전하게 이동시켰다.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 11월 17일, 수능 수험생 수송 이벤트를 마치고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한 모습.

● 국내 최대 SNS 바이크 커뮤니티

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명 ‘바사모’라는 동호회가 이 이벤트의 주인공이다. 바사모의 그룹장을 맡고 있는 유병권(35) 씨를 지난달 24일, 건대입구역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이번 캠페인의 성공적인 가교역할을 했던 변성수(중앙대 경영학과·26) 회원도 함께였다.

바사모가 언제 어떤 계기로 결성됐는지부터가 궁금했다. 유병권 그룹장의 말을 들어보자. “2011년일 겁니다. 지금은 SNS가 대세지만 그때까지는 아니었어요. 제가 하는 일이 IT 관련 업무다보니 디지털 쪽으로 자연스럽게 눈이 갔어요. 오토바이는 원래 좋아했고요. 카페나 블로그도 생각했었는데 좀 더 젊고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했습니다. 그때 막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 조금씩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을 때인데, 딱 이거다 싶었죠.”

바사모는 그렇게 2011년 ‘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으로 처음 세상에 나왔다. 1년 동안 1천여명의 회원이던 바사모는 이후 회원 수가 꾸준히 늘면서 현재는 3만2천명을 육박하는 대규모 동호회로 성장했다.

바사모 설립자인 유병권(오른쪽) 그룹장이 변성수 회원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유 그룹장은 “바이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관련 법령 등을 바꿔나가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 젊음의 행진

바사모의 가장 큰 특징은 ‘젊다’는 점이다. 20대 초중반이 전체 회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젊은 층들이 SNS에 친숙한 까닭이다. 바사모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 이상의 포스팅이 올라오는데, 정비 관련한 물음에서부터 주말 함께 투어 갈 팀원들을 모집하다는 내용들까지 다양하다. 이런 글에는 금세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린다. 

유병권 그룹장은 SNS의 파급력을 실제로 깨닫는 계기가 있었다고 한다. “한 번은 바이크가 자주 모이는 잠수교에서 헬멧을 분실한 회원이 바사모에 해당 내용을 게시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본 범인이 SNS의 파급력을 두려워하여 자수를 한 적이 있었어요. 또한 오토바이 절도범을 검거한 적도 있었는데, 한 회원이 도난 오토바이에 대한 협조요청을 페이스북 게시판에 올리자마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고 이중에서 범인 검거에 대한 결정적인 글들이 올라와 이를 토대로 실제로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었습니다. 모두 SNS라는 실시간 매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이번 수송 이벤트 때 회원들이 오토바이에 장착한 표식.

● 라이딩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바사모는 수평적인 조직이다. 이는 SNS의 특성이기도 하다. 멤버들 간의 자유도가 최대한으로 보장된다. 공식적인 정모 같은 것도 없다. 연령/지역/기종을 불문하고 마음이 맞거나 시간이 되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만나고 해산한다. 유 그룹장은 “바사모의 이런 ‘탈중심성’은 현 시대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바사모가 자유로운 조직이라고 해서 책임감마저 부족한 건 아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기존의 동호회들보다 오히려 더 강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변성수 회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바사모는 페이스북 커뮤니티로, 현재 회원 수만 해도 3만2천명을 육박한다.

“바사모는 회원 간의 친목과 라이딩 이외에도 바이크에 대한 인식 개선과 관련 법령 개정 등에 관심이 많아요. 바이크를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이크를 안전하고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제도나 문화 등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보는 게 저희 입장입니다. 우리나라가 유독 바이크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게 있거든요. 이번 수능 수험생 수송 이벤트는 그런 맥락에서 시작된, 작지만 소중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더들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부정적 시선을 바꿔나가는 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변성수 회원은 현재 중앙대 학생들과 함께 바이크에 관한 정보, 구매, 수리, 커뮤니티, 중고 판매까지 모든 걸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어플리케이션을 제작 중이다.)

바사모는 지난달 17일, 동호회 모닝캄과 함께 수능 수험생 수송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은 당시 배정표 모습.

바사모는 앞으로도 공익적인 활동들을 계속해서 늘려갈 계획이다. 그들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중심에 젊은 라이더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SNS라는 예측할 수 없는 파급력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참신하고 창의적인 시도들이, 온라인을 넘어 바이크 업계 전반에까지 새로운 자극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박동진 기자  nomva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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