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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상식이며, 상식은 법이라 할 것이다.
이진수(발행인)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이륜차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되는 사고위험성과 사고결정과의 중대성에 비추어 이륜차 운전자의 고속도로 등 교통의 신속과 안전을 위하여 이륜차의 고속도로 등 통행을 금지할 필요성이 크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고위험에 대하여는 앞에서 언급했으므로 이 대목에서는 사고결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륜차 사고결과의 중대성에 비추어 통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륜차 사고결과의 중대성은 다른 차종과 비교해 가장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는 신호등이 없고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신호위반이나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사고는 거의 발생할 수 없습니다. 모든 자동차가 같은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고속도로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고는 차로변경 중에 발생하는 충돌과 안전거리 미확보로 인한 추돌사고를 들 수 있습니다.

이륜차가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아서 앞서 가던 승용차나 화물차 혹은 버스를 추돌한다고 해도 이륜차를 탄 사람이 사상당하는 것 이외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륜차가 대형버스를 추돌해 많은 승객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전혀 없지만, 대형화물차가 관광버스를 추돌하여 대규모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충돌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결과입니다. 100kg~300kg 정도의 질량을 가진 이륜차와 10,000kg~25,000kg 정도의 질량을 가진 버스나 화물자동차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의 양은 비교할 수조차 없습니다. 이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사고결과의 중대성을 고려한다면 대형버스와 화물차의 통행금지 조치가 우선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자동차와 비교해도 사고결과의 중대성이 높지 않은 이륜자동차가 고속도로에서 퇴출당한 것은 현실적 위험 때문이 아니라 이륜차에 대한 편견이 만들어 낸 심리적 위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 문장에서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통행금지의 필요가 있다는 표현은 이륜차 운전자들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사고결과의 중대성이란 이륜차를 운전하는 너희가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함이란다”라고 훈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고양이가 쥐 생각해 주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표현은 이륜차를 사용하는 국민을 일상적 위험마저 통제할 수 없는 어린아이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깊은 우물 근처에 어린이가 가지 않도록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어린이들이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른이 물을 길어 오려는데 위험하다는 이유로 접근을 통제한다면 “너나 잘하세요”라는 핀잔을 듣게 될 것입니다.

만18세 이상의 성인이 되어야만 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해 이륜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헌법재판소가 이륜차를 사용하는 국민을 어린아이로 취급하는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은 자신들이 국민을 훈계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우발적인 사고를 방지하는 것도 당국자의 정당한 직무이다. 공무원이나 다른 누군가가 확실히 위험하다고 인정되는 다리를 건너려는 사람을 보았을 때, 게다가 그 사람에게 다리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릴 시간적 여유마저 없을 때, 그를 붙잡아 되돌아오게 하는 것은 실제로 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유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인데, 그 사람은 강물에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해가 있을지 확실치 않고 두려움만이 있을 때 감히 그러한 위험을 저지를만한 동기가 있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당사자 이외는 없다. 그러므로 이럴 때 - 그가 어린아이나 정신착란자도 아니며 충분히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을 정도의 흥분상태나 망아의 상태에 있지 않은 한 - 당사자에게는 위험을 경고해 주는 데 그쳐야 하며, 그가 위험한 행위를 스스로 감행하려는 것을 강제적으로 저지시킬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정영하 역, 2005, 산수야) 즉, 관리들이 이륜차가 고속도로 통행하는 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이륜차 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며, 고속도로로 통행할지 일반도로로 우회할지는 시민이 판단할 문제라는 말입니다. 밀의 생각과는 달리 우리 사회는 시민이 판단할 사항에 속하는 많은 것들을 관료들이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이륜차에 대한 규제의 사례로도 알 수 있습니다.

이진수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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