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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에서 느끼는 답답함 바이크가 주는 개방감과 자유로움으로 풀어”대한항공 허 승 기장

그리스 이카로스 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듯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오랜 욕망이다. 항공기 조종사는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민항기 조종사는 하늘을 나는 자유보다는 수백 명의 승객을 안전하게 실어 날라야하는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는 직업이다. 

대한항공에서 대형 여객기인 보잉 747기의 기장인 허승 씨는 지난해 3월부터 두카티 스크램블러 아이콘을 타기 시작하며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 허 기장은 “민항기는 직접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감각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거대한 기계실 속에서 이상 유무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있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다음 비행을 위한 컨디션 조절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답답함을 느끼죠. 비행기나 자동차와 비교해 원초적인 탈것인 바이크는 이런 제게 일하며 느끼는 답답함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허 기장은 이륜차를 타기 전에는 스키와 아이스하키 등의 동계스포츠와 서킷과 와인딩 코스 등을 찾아 스포츠 주행을 즐겨왔다. 스키는 바쁜 비행 일정 가운데에도 대회에 나갈 정도로 좋아하는 취미지만 겨울철 3~4달 밖에 즐길 수 없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 주행은 세단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뛰어난 주행성과 자동차를 내 몸처럼 다루는 재미에 깊숙히 빠져들었지만 어느 순간 랩타임 줄이는 것이 스트레스가 됐다. 

허 기장은 “6년 전인가 화물기 부기장으로 있을 때 말레이시아 페낭에 3일간 체류하게 됐습니다. 그때 기장님이 같이 스쿠터 타러 가자는 제안에 솔깃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달렸는데 살이 햇볕에 타 열흘 동안 잠도 못 이룰 정도로 고생했지만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처음 탄 스쿠터라 과감하게 달리지도 못 했는데 그 개방감과 자유로움이 너무 인상 깊었죠”라고 말했다.

이륜차가 취미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은 허 기장은 작은 꿈을 하나 가졌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에게는 고향과 같은 곳이자 자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제주도에 자신의 바이크를 두고 갈 때마다 타겠다는 것이다. 마침 제주도에 자주 체류할 수 있는 보잉 737 교관기장이 될 자격을 얻는 것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인사 발령에 제주도에서 바이크 라이프를 즐기겠다는 허 기장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제주에서의 바이크 라이프는 기약하기 어렵게 됐지만 허 기장에게 작은 행운이 하나 찾아왔다. 지난해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두카티가 스크램블러 라이더를 대상으로 하는 2018 두카티 스크램블러 제주도 투어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허 기장은 “세계 곳곳을 다녔지만 2박3일간의 여행이 이렇게 즐겁고 행복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날도 화창했고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아름다운 바다를 달릴 수 있는 하루하루가 꿈만 같았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에게는 힘들었던 비행훈련원 시절의 애증이 서린 곳이라 그런지 더 느낌이 남달랐던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허 기장은 새로운 바이크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곳곳을 이륜차를 타고 다녀보는 것이다. 잘 아는 도로환경에서 여유를 즐기며 바이크가 주는 자유를 만끽하겠다는 생각이다. 

서용덕 기자  ydseo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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