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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는 언제 어디서나 찬밥 신세

조경국의 모터사이클 일지 - ④자동차 전용도로, 유감!

 

2015년 일본 여행 중 통행권을 잃어버려 고속도로 톨게이트 앞에 오토바이를 세워둔 장면이다.

좋은 길을 앞에 두고도 오토바이를 탄다는 이유로 돌아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종종 만난다. 시외로 빠져나갈 때 짧은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하지 못해 둘러가야 할 때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자동차 전용도로가 혼잡한 것도 아니고 충분히 오토바이와 함께 달려도 괜찮을 길을 못가게 하는 건 아무리 합리적으로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배기량 250cc 이상만 돼도 웬만큼 속도를 낼 수 있으니 도로의 흐름에 문제될 것도 없다. 언제부터 우리나라는 오토바이를 괄시(?)하게 됐을까. 관련 자료를 검색해보니 경부고속도로를 개통했던 1968년에만 해도 오토바이가 고속도로로 주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 금지가 시작된 해는 1972년부터. 당시 불법개조 삼륜차량이 여러 문제를 일으켜 그때부터 오토바이까지 덤터기를 썼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자동차 전용도로는 1992년부터 법으로 오토바이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이 금지된 이후 4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모든 교통정책은 ‘사륜차 위주’로만 개정됐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오토바이는 언제 어디서나 찬밥 신세랄까.

OECD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고속도로 진입이 불가능하고, 우리처럼 오토바이에 대해 도로통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국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건 웬만한 라이더들은 잘 알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정책을 개선해보고자 도로교통법 개정 서명운동, 헌법소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오토바이에 대한 편견은 요지부동이다. 언젠가는 오토바이가 모든 도로를 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게 언제쯤이 될 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오토바이를 탄다고 하면 라이더를 제외하곤 비딱한 눈으로 보기 일쑤고 도로의 무법자로 오해받기도 한다. 오토바이가 굉장히 효율적인 이동수단이고 자동차와 다름없는 주행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자동차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교통수단과도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왜 우리나라에서만 외면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고속도로 주행에 대한 아쉬움을 절실하게 느꼈던 건 지난 2015년 오토바이로 일본 일주를 하면서다. 진주에서 출발해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 왓카나이까지 갔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약 6200킬로미터를 여행하는 동안 몇 번 고속도를 이용했었다. 워낙 통행료가 비싸다보니 몸 상태가 나쁘거나 시간이 촉박해 목적지까지 빨리 가야할 때, 부득이한 경우에만 고속도로를 이용했었다. 도쿄에서 후지산으로 가는 길에 복잡한 도심에서 길을 헤매다 결국 고속도로를 타고서야 겨우 도쿄를 벗어날 수 있었던 적도 있었고, 홋카이도로 넘어가는 페리에 오토바이를 싣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했다.  일본의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시속 90킬로미터로 여유가 있었고, 오토바이를 배려해주는 문화가 자연스러웠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오토바이 주차장이 마련돼 있는 점도 놀라웠다.(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으니 오토바이 주차장은 당연한 거겠지.) 

오토바이를 타면서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는 걸 온몸으로 깨닫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장점에 대해 그다지 수긍하지 못하는 듯하다. 라이더와 일반인 사이의 오토바이에 대한 좁힐 수 없는 간극은 내가 보기에 오해에서 비롯된 듯하다. 그 오해의 시작은 세월을 다시 돌려보면 경부고속도로 진입을 금지 시킨 그 시점이 아닌가싶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누가, 왜, 이런 불합리한 결정을 내렸는지 물어보고 싶다. 분명히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 금지 서류에 도장을 찍은 사람이 있겠지. 

어쨌거나 현재로선 그 불합리함을 감수하며 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일본 여행 당시 고속도로에서 겪었던 황당한 에피소드. 톨게이트에서 뽑은 통행권이 바람에 날아가버렸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다시 돌아가 통행권을 찾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목적지 톨게이트에 가서 통행료를 계산할 때 오토바이를 세워놓고(사진 참조) 직원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내가 들어온 곳을 직원에게 증명해야했다. 다행이 진입했던 톨게이트와 가까웠던 전날 묵었던 호텔 영수증을 받아둔 것을 제출하고 정확한 요금을 계산할 수 있었다. 혹시 일본에서 오토바이로 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통행권이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잘 챙겨야.

조경국  mtc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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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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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터테이블 2019-02-05 07:53:08

    스쿠터로 출퇴근 하는 사람입니다만..
    참 매우 불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좋게 바뀔꺼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마음아픈 기사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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