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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오프는 없다

조경국의 모터사이클 일지 
③겨울 라이딩 준비

 

수선한 코미네 동계 장갑과 가슴까지 내려오는 바라클라바.

12월이 되면 겨울용품을 꺼내고 세탁한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입을 옷이 없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겨울이 되면 외투는 거의 봄이 올 때까지 바뀌지 않는다. 취미로 모터사이클을 타는 라이더들은 겨울이면 ‘시즌 오프’하지만 생업이거나 평상시 이동 수단인 라이더는 겨울이라고 다른 계절과 다르지 않다. 거의 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지라 비나 눈(진주는 다행이도 눈의 거의 오지 않는다)만 오지 않는다면 거의 매일 모터사이클로 이동한다. 겨울엔 춥고 귀찮은 일이 더 많을 뿐이다. 올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4년째 쓰고 있는 겨울장갑(코미네) 수선이었다. 단골로 다니는 수선집에 가서 손목을 조이는 밸크로를 새로 달았다. 낡아 구멍이 날락말락한 곳도 덧댔다. 일본으로 여행갔을 때 후쿠오카 니린칸에서 50% 세일가에 구입했었다. 그리 비싼 제품은 아니지만 홋카이도의 가을 날씨까지도 문제없었고, 무엇보다 손에 잘 맞았다. 4년이나 썼더니 조금씩 낡고 해졌지만 기능상 문제는 없으니 적어도 3년쯤은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수선했다.


겨울용 바라클라바도 세탁했다. 겨울용 바라클라바는 가슴까지 내려오는 제품이다. 모터사이클을 타면 가장 체온이 많이 뺏기는 곳이 바로 목 주변이다. 경동맥이 지나는 목만 제대로 감싸도 체온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목 주변을 제대로 여미지 않으면 많은 열을 뺐기기 때문에 가능하면 바라클라바를 하고도 또 목도리를 하거나 외투 깃을 올린다. 겨울 라이딩 외투는 지인이 운영하는 중고매장에서 산 인조가죽자켓을 주로 입는다. 모터사이클을 타기 전에는 가죽재킷의 효용성에 대해 무지했었다. 바람을 막는 데 가죽제품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안에 얇은 패딩을 입고 이 사파리 가죽자켓을 입으면 웬만한 추위는 고통스럽지 않게 견딜 수 있다. 무엇보다 가죽자켓의 장점은 세탁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겨울 내내 거의 이 외투 하나만 고집(?)하고 입고 다니니 주변 사람들이 “옷이 없냐”고 물을 수 밖에. 바지는 유니클로 방풍바지를 즐겨 입는다. 평상복으로 입기 편한 디자인이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겨울이면 애용하는 바지다. 발가락 시린 건 양털양말 하나 덧신으면 된다. 이 정도면 내가 사는 진주에서 비시즌을 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다. 장거리를 달려야하거나, 한파라도 닥칠 때는 핫팩이나 우의를 덧입는 걸로 추위를 견딘다.


방한용품만 준비하면 우선 겨울 라이딩을 즐길 준비는 끝난 셈이다. 하지만 추위만 문제가 아니다. 겨울에는 추위 뿐만 아니라 라이더를 괴롭히는 요소가 많다.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도로가 얼지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다. 특히 서리가 내린 아침이거나, 눈, 비가 내린 다음 날은 조심해야 한다. 속도를 줄이고 전방을 주시하는 것 외엔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 눈이 내린 후 갓길에 쌓여 있을 때도 조심해야 하고, 특히 페인트가 칠해진 곳, 그리고 맨홀 뚜껑이나 복강판을 지날 때는 절대 급브레이크를 잡으면 안 된다. 아차 하는 순간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또 한 곳, 바닥이 에폭시로 시공된 주차장도 조심해야 한다. 브레이크 뿐만 아니라 액셀러레이터도 급하게 조작하는 건 금물이다. 어쩔 수 없이 이동을 해야한다면 모를까 겨울철 라이딩은 해가 뜨고 노면이 완전히 녹았을 때 움직이는 게 정답이다. 


만약 염화칼슘이 뿌려진 길을 달렸을 경우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세차를 해주어야 한다. 운행 직후 엔진이 뜨거울 때 차가운 물을 뿌리면 엔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열이 식은 다음 세차를 하는 게 좋다. 고압으로 계기판이나 전선이 지나는 곳에 바로 물을 뿌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혹 봄까지 라이딩을 하지 않을 거라면 배터리는 분리해 완충시켜 놓아야 한다. 겨울이 지날 때까지 라이딩을 하지 않는다면 방전이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겨울이 되기 전에 타이어 트레드가 얼마나 남았는지 점검하는 것도 잊지말아야 한다. 얼마 남지 않았다면 아깝더라도 타이어를 교체하는 편이 낫다. 트레드가 깊을수록 타이어 접지력이 올라가니까. 겨울, 얼어붙은 도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라이딩 실력만큼이나 접지력 좋은 타이어다. 어쨌거나 겨울 라이더로 살아남으려면 챙기고 점검해야할 것이 많다.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니까.

조경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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