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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는 했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다?

술 취해 시동꺼진 이륜차 주행…법원 “음주운전 아냐”
“시동 끄고 기어조작 안 했으면 운전하지 않은 것”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시동이 꺼진 오토바이를 타고 내리막길을 내려온 운전자에게 음주운전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청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이지형 판사는 최근 오토바이 절도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24)에게 절도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에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청주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0월 3일 새벽 만취 상태로 길을 걷다가 열쇠가 꽂힌 채 주차된 100cc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원동기 운전면허증도 없었지만 무작정 오토바이에 올라탄 A씨. 그러나 당시 오토바이는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자 A씨는 바퀴가 움직이도록 기어를 중립에 놓고 내리막길로 운전해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 0.174%의 만취 상태였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사용방법에 따라 엔진을 시동시키고 발진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오토바이를 운전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죄를 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시동을 끈 상태에서 기어를 중립에 놓거나 클러치를 잡은 상태로 오토바이를 ‘타력(他力) 주행’ 했다면 원동기를 운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A씨의 경우 ‘음주’는 했으나 법에서 말하는 ‘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타력 주행 중 사람을 치는 등 사고를 내면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법조계 관계자는 “타력 주행 중 사고를 냈다면 도로교통법이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치사상 등의 혐의로는 처벌이 어렵지만 오토바이를 위험한 물건으로 봐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동진 기자  nomva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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