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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과 민주주의, 그리고 이륜차 인증제도
이진수 발행인

제가 이륜차의 권리회복을 위해서 도로교통법을 위반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악법도 법이니 고칠 때까지는 지켜야한다”라며 저의 행동을 비판하였습니다.

단순히 법치주의만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런 논리가 악법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했다는 사실을 부각하며, 법이 부당하게 생각되더라도 지키라고 강요해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 후세의 정치가가 꾸며낸 말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소크라테스의 독재자가 만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이 소크라테스가 가졌던 철학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정한 신을 믿지 않고 그리스 젊은이들에게 위험한 사상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고발되어 재판을 받고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요즘으로 말한다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원로원에서는 소크라테스에게 앞으로 자숙하겠다고 약속하면 석방하겠다는 제의를 했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철학을 하는 것은 신의 명령이라며 단호히 거부합니다. 결국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하여 그를 도우려는 사람들이 탈옥을 권유했지만, 악법도 법이라며 탈옥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친구에게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을 빚졌다며 대신 갚아 달라고 부탁하고 독배를 마셨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악법을 지키지 않아서 기소되었으며, 악법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면 석방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석방되더라도 악법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사형이 집행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악법을 지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삶을 추구하지 않았으며, 악법을 거부하고 그에 따른 사형을 받아들였습니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소크라테스가 했다면, 악법으로 사형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지키지 않겠다는 그의 확고한 신념을 잘 대변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악법에 의해서 처벌을 받더라도 절대로 지키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악법이긴 하지만 어기면 처벌을 받게 되니 지키는 편이 낫다”라고 생각하는 용기 없는 사람들이 함부로 입에 올릴 격언이 아닙니다.

악법 이야기가 나왔으니 우리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지연시키는 대표적인 악법의 하나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동안 집시법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집회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므로 충분히 보장되는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지나친 집회나 시위는 사회혼란을 야기하므로 어느 정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집회나 시위를 보는 시각에도 “남이 하면 불륜인데 내가 하면 사랑”이 되는 공식이 적용되곤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집회나 시위로 교통이 불편할 때는 집회에 대하여 비난하지만, 자신의 동네에 혐오시설이 들어선다면 머리띠를 두른 채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단체의 집회는 허용하고, 어떤 단체의 시위는 하지 말라고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륜차(오토바이)의 경우도 악법인 ‘인증제도’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힘없는 업체는 그 악법인 인증제도에 순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최근 병행업체들이 수입한 이륜차의 인증 합격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울분을 참지 못하고 터지기 일보직전인 게 사실입니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취지와 다르게 1년이 지나도록 행정부서마저 복지부동하며 힘없는 업체들에게 갑질 횡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간단한 예를 들겠습니다. 혼다코리아는 일본인 지분이 95%인데, ‘자기인증’이라는 이름으로 서류 몇 장만으로 별다른 절차 없이 판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반 병행 업체들은 같은 모델을 판매하기 위해 여러가지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혼다코리아에서 판매하고 있는 같은 모델임에도 대한민국 국민인 병행 수입자들에게는 유독 까다로운 ‘악법’이 자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병행업체들에게 너무 손쉽게 ‘불합격’이라는 판결을 내려버립니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을 차별하는 것으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이륜차 업계의 대표적인 악법인 ‘인증제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용기 있게 싸울 것입니다. “악법도 법이니 지켜야 한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주위에 늘 있을 것이지만 악법에 흔들리지 않았던 소크라테스처럼 작지만 단단한 양심의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이진수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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