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책소개
혁명가이자 영혼의 순례자인 체 게바라의 숨결바이크 인문학 책 <안녕, 체>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다음 여정을 낭만의 시선으로 소개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쳐 쿠바까지 역사적 현장 찾아
의사를 포기하고 세계의 모순을 해결하는 혁명가로 변신
자괴감에 빠져 있을 때 체 게바라는 슬며시 다가오는 존재
고고한 이상이 차돌처럼 단단해지듯 영혼에 정열을 선사

유랑하는 삶, 그것을 궁극의 동경으로 살아온 이가 지상에서 가장 순수한 영혼을 가진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을 펴냈다. ‘☆안녕, 체’는 체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그 다음 여정을 소개하고 있다. 1953년 7월 7일, 의사가 된 체 게바라는 두 번째 여정에 오른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마치고 돌아온 지 꼭 1년만이다.

지난 6개월여에 걸친 1차 여행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이었지만 이번은 달랐다. 이미 자신이 가야할 길이 의사가 아니었음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세계의 모순을 해결하는 게 더욱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의 확신은 볼리비아의 광산과 페루의 험준한 안데스 산악지대에서 여전히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인디오들을 보면서 더욱 굳어졌다. 그리고 그해 12월, 체 게바라는 중남미 과테말라로 스며들었다. 당시 과테말라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자유정권’이 집권하고 있어 혁명가들에게 안식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12월 20일에는 정치적 망명자인 첫 번째 부인인 일다 가데아를 만난다. 체 게바라와 일다는 첫 만남부터 지성미와 혁명에 대한 열정으로 서로 급속도로 빨려들었다. 1954년 봄, 과테말라에서 미국의 사주를 받은 군사쿠데타가 일어난다.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 체 게바라는 화산이 불을 뿜는 산악지대에 있는 아티틀란 호수로 숨어든다. 호숫가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체 게바라는 자신의 운명과 연인 일다와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그해 6월 24일, 미군의 폭격으로 엉망이 된 과테말라시티에서 체 게바라는 일다에게 청혼한다. 일다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지만 며칠 뒤 잠복중인 사복경찰에 붙잡혀 그들의 결혼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체게바라의 나이 27세 때 이번에는 운명이 두 사람을 비껴가지 않았다. 일다의 뱃속에는 이미 체게바라의 아이가 자라고 있었고 그해 가을 두 사람은 마야문명이 찬란하게 꽃 피었던 유카탄 반도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안티구아로 표현되는 라틴과 잠자는 신비로운 이름의 마야의 혼, 유카탄 반도를 따라 카리브해까지의 여정, 그리고 체게바라이기에 걸을 수 있었던 치열했던 쿠바혁명의 길을 기록하고 있다.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쳐 쿠바까지 역사적 현장을 직접 찾아 나선 저자의 또 다른 자기고백이기도 하다. 체게바라는 흔히 ‘혁명가로서는 성공했지만 정치가로서는 실패했다’는 평으로 압축되기도 한다. 지나친 이상론자로서 현실성이 떨어졌다는 부정적 평가가 있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체게바라는 인간을 위해 혁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영혼의 순례자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그의 육체적 삶은 1967년 가을 볼리비아의 황량한 고원에서 끝났지만 그의 영혼은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체 게바라를 만나는 것은 그가 제 3세계 민중을 위해 모든 영예를 버리고 아프리카로, 다시 남미로 달려갈 때처럼 싱싱하게 살아서 제풀에 주저앉은 나약한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라고. 쿠바로 가고 싶었던 마음의 절반은 오직 그를 만나고 싶어서라고. 책의 맨 뒷장을 접고 난 필자의 느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치 그가 품었던 고고한 이상이 여행으로 차돌처럼 단단해지듯 내 영혼을 깃털처럼 가볍게 해주면서 정열을 담아 선사하는 느낌이었다.

신명수 기자  msseen1103@naver.com

<저작권자 © 이륜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명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