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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수리공이 된 철학자가 전하는 손일의 매혹바이크 인문학 책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사무실에 갇힌 공허한 삶을 깨우는 철학 에세이
“손으로 하는 일은 좋은 삶을 위한 최선의 길”
저자의 경험과 사유를 솜씨 좋게 섞어 흥미 더해
직업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진정한 자립의 길 모색  
“자신의 내면 가치 따라 사는 삶이 훌륭” 메시지 

현대사회에서 일의 세계는 사고와 행동, 지식노동과 육체노동의 분리라는 이분법에 기초해 돌아간다. 학교교육은 우리를 획일적인 지식노동자로 키워내고 인간의 양손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의 결과인 추상적 지식노동자들은 스스로 크게 빚지고 있는 물질적 현실과 제대로 관계 맺는데 실패하면서 일의 본질적 가치마저 상실한다. 지식노동의 대척점에 있는 ‘손으로 하는 일’은 오늘날 과소평가된 삶의 방식으로 규정되고 있다.

모터사이클 필로소피의 저자인 매튜 크로포드는 어느 날 다 허물어져 가는 시내 기차역 근처에 쇼쿄모토라는 오토바이 수리점을 차리면서 이와 같은 지식노동을 전면 거부한다. 일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싱크탱크의 연구소장으로 일한 그는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칸막이 사무실의 모순을 깨닫고 ‘손을 써서 하는 일’을 통해 물질적 현실과의 소통을 회복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물을 보는 것은 늘 간단한 문제만은 아니다. 단순한 구형 오토바이만 해도 진단을 내릴 때 변수가 많다. 이때 필요한 것은 오직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판단이다. 규칙보다 직감이 중요하다. 나는 싱크탱크에 있을 때보다 오토바이 정비소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사물을 만들고, 다루고, 고치면서 손기술이야말로 실용적인 동시에 인지적이고 도덕적인 가치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어쩌면 사회통념을 벗어난 그곳에서 저자는 싱크탱크나 학회에 있을 때보다 훨씬 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개성 없는 연구소 보다 수십 년 동안 버려진 고물잡동사니가 있는 뒤죽박죽 상태의 창고가 그의 실험 정신을 북돋았기 때문이다.

철학자에서 오토바이 수리공으로 전향한 그는 기술직의 특별한 매력을 ‘원래부터 특정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그들을 조종하는 힘에 저항한다’는 데에서 찾았다. 또 바이크를 조립하고 수리하는 일이 일의 결과물을 사용하는 공동체 안에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 공동체 안에서는 얼굴과 얼굴을 맞댄 상호작용이 여전히 일반적이며, 기술자는 자신의 일에 분명한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깨달았다.

모터사이클 필로소피는 실용기술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일의 미래, 내 물건의 주인 되기, 정비교육 1·2, 칸막이사무실의 모순, 행동하는 사고, 일과 여가, 그리고 완전한 몰입 등 8장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풍부한 지적 화력을 쏟아 붓는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리스토텔레스를 인용하고 각주에 풍요롭고 박식한 지식들을 담아낸다. 또한 장인이자 오토바이 수리점 주인으로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사유를 솜씨 좋게 섞어내는 동시에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아 흥미를 더하고 있다.

모터사이클 필로소피는 출간되자마자 3주 동안 5쇄를 찍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23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수리공 매튜 크로포드가 현실적 활동세계를 탐험하며 써내려간 도덕과 형이상학에 관한 놀라운 책”,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손일에 관해 깊이 있게 탐구한다. 기발하고 놀라운 것은 물론, 때때로 감동적이다” 등의 서평이 뒤따랐다.

필자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인 크로포드의 자기답게 살고자 하는 일관적이고 진실된 요구에 주목했다. 세상의 훈계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내면의 요구를 따라 사는 것이 좋은 삶이라는 확언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몇 가지 제한된 기질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보다는 비록 사소하더라도 자기가 하는 일에 완전한 책임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신명수 기자  msseen11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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