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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신뢰를 저버린 국토교통부 용역
  • 신명수(본보 편집국장)
  • 승인 2018.03.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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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수(본보 편집국장)

국토교통부가 2015년부터 용역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륜차 관리제도 개선 방안의 밑그림이 얼마 전 나왔다. 지난 달 23일 열린 이륜차 관리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가 그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진제도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사업의 취지와 목적에 완전히 어긋났다. 결론 및 제안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륜자동차의 경우 관리제도 자체의 문제보다는 법 적용 및 준수의 문제가 관건. 이 말은 관리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법을 잘 적용하고 지키는 것이 더 급선무라는 것이다. 선진화된 이륜차제도 마련을 위해 제도개선 용역을 수행하라고 했더니 뜬금없는 법타령이 나온다. 용역담당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자가당착적 논리가 아닐 수 없다.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경찰청이 이 용역사업을 추진하고 있나’ 착각할 정도다.

또 다른 결론 및 제안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자동차의 한 종류이므로 동일한 수준의 관리체계로 접근한다 방식의 논리는 위험. 이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동차의 개념에 이륜자동차도 포함되지만 이륜자동차는 사륜자동차와 같은 관리체계를 받으려 애시 당초 맘먹지 말라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적폐청산과 공정사회를 지향하는 시대에 이륜차에 대한 차별과 불공정을 조장하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촛불정국으로 탄생한 현 정부 및 대통령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스꽝스러운 논리는 계속됐다. 이륜자동차 관리제도는 차량의 관리라는 단편적 측면보다 사회경제 전반의 고려 필요. 이 말은 포괄적인 해석의 오류를 낳고 있다. 오류의 심각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차량의 관리차원에서 이륜차를 보지 말고 사회경제 전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말인데 이는 경제적 효과와 연결돼 있다.

즉 이륜차 관리제도를 개선하려면(이 말은 ‘이륜차등록제를 실시한다면’으로 대치할 수 있을 것이다) 등록제 도입 등의 제도개선에 따른 세금 부담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언뜻 소비자 편을 들어주는 논리로 보이지만 재산권이라는 개인의 소중한 권리 확보와  이륜차 등록제 도입에 따른 정비와 검사, 폐차 등 정상화된 이륜차의 라이프사이클이 가져다 주는 전후방 연관 산업효과를 아예 모르거나 간과한 우를 범하고 있다.

불편한 제안은 오류성을 담보하며 이어진다. 불가역적 특성을 지닌 법제도의 특성 상 급격한 변화는 사회적 혼란을 가중.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불가역이라는 것은 돌이킬 수 없다는 뜻이다. 해석하면 ‘법제도가 한번 만들어지면 바꾸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므로’인데 잘못된 법제도가 민의를 반영함과 동시에 시대가치를 담아내고 바뀌면서 역사는 꾸준히 발전했다는 진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법제도의 변화라는 것도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는 민주화의 과정임을 국토교통부와 용역담당자는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현행 자동차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륜차의 등록제 불허와 도로교통법의 이륜차 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 진입금지는 선진국클럽인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40여년 동안 후진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적폐대상임을 알아아먄 한다.

이처럼 제도선진화를 위해 급격한 변화가 오히려 필요한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는 사회적 혼란을 가중한다'는 시대착오적 주장은 군사독재 시대의 논리마저 연상시켜 기분이 씁쓸하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이번 국토교통부의 용역이 사업의 명칭(이륜차 관리제도 개선방안)에 들어 있는 ‘개선’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망각했다고 판단한다. 무엇보다 이륜차의 주인인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물론 밑그림이라는 것은 아직 채색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겠다. 그 가능성을 여전히 희망하지만 용역사업을 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이미 잃어버렸다.

신명수(본보 편집국장)  msseen11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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