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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만지라는 마법에서 얻어낸 성장통바이크 인문학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

지난 1995년, 우리는 첫 번째 악몽을 경험했다. 북소리가 들려오는 게임판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열었더니 안에 주사위가 놓여있다. 이 게임판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1969년의 알랜 패리쉬(로빈 윌리엄스)였다. 어린 아이의 눈에 그것은 장난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주사위를 던진 알랜. 이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알랜은 게임 속으로 흔적도 없이 빨려 들어가고 그는 그렇게 영화 속에서 실종아동이 된다.

그가 현실로 다시 돌아온 건 1995년이었다. 이번에도 현실에서 누군가 쥬만지 게임판의 주사위를 던진 것이다. 알랜은 게임 속에 갇혀 있던 세월만큼 늙어있었다. 초현실적 세계 쥬만지 안에서 그는 무수한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수많은 괴물들과 싸웠으며 단 한 명의 아군도 없이 외롭고 비참한 시간을 이어갔다. 저주에 가까운 시간들이었다. 

그로부터 22년 후 우리 앞에 두 번째 악몽이 찾아왔다. 이번 악몽의 대상은 고등학생 4명이다. 이들은 학교 창고를 청소하는 중이었다. 낡은 ‘쥬만지’ 비디오 게임을 발견한 아이들. 게임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게임 속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은 쥬만지 1편과 똑같다.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는 환상(幻想)과 환생(幻生)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쥬만지라는 게임 속 세상은 우리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경지다. 게임 속 캐릭터들은 우리가 바라는 초인의 모습이다. 현실에선 비실비실한 고등학생이 게임 안에서는 근육질의 마초로 변하고 누구는 동물학자로 또 누구는 가라테 고수로 변한다. 4명의 아이들은 게임 속 세상에 조금씩 흥미를 느끼지만 그 세계는 언젠간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미션을 깨야 한다. 그래야 저주가 풀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

그들은 미션을 깨는 과정에서 한 두 번씩의 ‘죽음’을 경험한다. 그러나 다시 살아났다. 목숨이 3개이기 때문이다. 세 번을 다 쓰고 나면 이들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자신의 생이 끝날 것을 두려워한다. 

쥬만지는 성장영화의 공식을 정확히 따른다. 게임 속 세계는 일종의 시련을 상징한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까지 주인공들은 철이 덜 든 상태였다. 나약했고 소심했으며 어렸다. 그러나 쥬만지를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새사람이 됐다. 여러 죽을 고비를 넘겼고, 실제로 죽기도 했다!

게임 속에 갇힌다는 설정은 얼핏 재미난 경험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미션을 깨지 못하면 그 안에 영원히 갇힐 수도 있는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겪었을 심리적 부담감은 굉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쥬만지 1편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그랬다. 그는 무려 26년간이나 쥬만지라는 가상공간에 갇혀 살았다. 아무도 그의 친구가 돼주지 않았다. 약육강식의 세계였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공간이었다. 더 무서운 건 그의 이런 운명을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행은 그렇게 도둑처럼 찾아왔다. 

박동진 기자  nomva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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