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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에 앉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어요”BMW S1000RR 타는 여성라이더 최혜은씨

 어렸을 때 도로에서 여성 라이더 목격, 자극받아 시작
 이후 15년 동안 매뉴얼 바이크 사랑 한결같이 이어져
“관심 받기보다는 바이크를 잘 타는 사람 되고 싶다”
“라이더와 비라이더 공존하는 라이더 카페 열고 싶어”

그녀는 속도를 즐긴다. 그래서 아직까지 레플리카만 고집한다.

“관심 받는 여성 라이더가 되기보다는 바이크를 잘 타는 라이더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달 21일 대전시 유성구에서 만난 여성 라이더 최혜은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녀도 오토바이 입문 초기에는 “너 멋있다”라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았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주변에 오토바이를 타는 여성들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어디를 가든 주목의 대상이 됐다. CBR400(혼다)이 그녀의 첫 매뉴얼 바이크였다. 그 전에는 스쿠터를 탔었다. 15년 전 정식으로 오토바이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그녀는 이렇게 회상했다.

최혜은 씨가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정에서 자신의 BMW S1000RR을 세워놓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

“어느 날 스쿠터 뒤에 탠덤으로 타고 가는데 맞은편 신호대기 선에서 엑시브를 탄 여성 라이더를 발견한 거예요. 헬멧 속 그녀의 표정을 봤는데 굉장히 당당했어요. 스쿠터 뒤에 탄 제가 갑자기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는 거 있죠. 그때 결심했죠. 매뉴얼 바이크를 타는 라이더가 되겠노라고.”

최 씨의 바이크에 대한 사랑은 이때부터 한결같이 이어진다. 18살이 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2종 소형면허를 따는 일이었다.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부터다. 일찍 사회로 나온 최 씨는 일도 오토바이와 관련된 일들로 시작했다. 퀵배달원이 대표적이다. 힘든 줄도 몰랐다. 좋아하는 오토바이를 타며 돈도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대리운전, 야식배달, 편의점 알바 등 청춘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인생의 경험들을 한 땀 한 땀 채워나갔다.

일이 없는 주말에는 지인들과 투어에 나섰다. 오토바이와 한 순간도 떨어지기 싫었다. 바이크의 매력을 최 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최 씨는 나중에 결혼을 하면 가족과 함께 바이크를 타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오토바이에 앉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어요. 목적지가 어디가 됐든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그 과정에서 무한한 자유를 느껴요. 바이크는 제 삶의 기본이에요. 바이크와 함께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오토바이가 너무 좋았던 최 씨는 급기야 대전에 ‘대전의 이륜관’을 목표로 라이더 카페를 구상하기에 이른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1년 간 최선을 다해 운영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아쉬웠다. 하지만 이날 만난 최 씨의 얼굴에서는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에겐 늘 ‘지금’이 중요했고 ‘앞으로’가 중요했다.

그녀는 현재 대전시 유성구에서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 오픈한 지 두 달 밖에 안 돼 정신이 없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물론 일요일은 무조건 휴무다. 바이크를 타야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친구들과 바이크로 유라시아 횡단을 하고 싶다는 최혜은 씨.

그녀만의 오토바이 철학이 무언지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첫째, 무면허, 무등록자와는 절대 같이 타지 않습니다. 둘째, 헬멧, 자켓, 부츠 등 보호장구는 반드시 풀착용입니다. 셋째, 이 외 법에 저촉되지 않는 라이더들과는 누구와도 함께 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꿈이 궁금했다.

“라이더와 비라이더가 공존하는 라이더 카페를 5년 후에 다시 차리고 싶어요. 최근 남양주에 생긴 ‘빅사이트’가 롤모델입니다(웃음). 그리고 뜻 맞는 지인들과 유라시아 투어를 꼭 해보고 싶습니다. 낯선 이국땅을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상상만 해도 너무 설렙니다. 마지막으로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가족들과의 동반 라이딩이 최종 꿈입니다.”

박동진 기자  nomva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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