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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라이더들의 묵직한 질주가 시작된다바이크 인문학 영화 <바이커 보이즈>

스모크와 추추는 오토바이 경주에 앞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눈다.

- 스모크: 그 오토바이 밑에서 나는 악취, 질소 냄새지?
- 추추: 내가 맡을 수 있는 건 네 방귀냄새 뿐이야.
- 스모크: 아니, 내가 맡고 있는 건 승리의 냄새지. 왜냐면 네가 2단 기어 넣을 때쯤 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을 거거든. 넌 내 배기가스 냄새나 맡게 될 거야.

둘의 신경전은 경기 내내 계속되는데, 1등과 2등을 번갈아가며 양보 없는 각축전을 벌인다. 관객들 역시 이들의 ‘역사적인’ 레이싱에 시선을 고정한다. 일정의 직선거리를 먼저 도착하면 우승하는 방식이었다. 스모크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왜냐하면 스모크가 좀 더 막강한 레이서였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출발선에 서면 결승점 이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만큼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소리다.

예상대로 스모크의 승리로 굳어가던 경기는, 결승점을 얼마 앞두고 일어난 사고 때문에 반전을 맞는다. 이 사고로 두 명이 목숨을 잃게 되는데, 한 명은 운전자인 추추였고 다른 한 명은 관중석에 있다 봉변을 당한 윌이었다. 윌은 키드의 아버지였다. 불행히도 아들인 키드가 이 자리에 같이 있었다. 아버지의 시신을 바라보며 아들은 말을 잇지 못한다. 스모크의 바이크 정비사였던 아버지는 평소 아들에게 스모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체력, 정신력, 기술력 모든 면에서 스모크는 완벽에 가까운 레이서라고 설명했다. 아버지는 그런 스모크를 아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키드는 스모크가 아버지 죽음의 원인이라고 생각했고, 마음속에 그에 대한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급기야 스모크에 대한 복수를 꿈꾸기 시작하는데 복수의 방식은 결국 바이크였다. 바이크 레이스에서 그를 꺾어버리자는 것이었다.

키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바이크 클럽을 결성하는 일이었다. <바이커 보이즈>를 클럽의 이름으로 정하고 주변의 레이서들을 규합하여 세를 불려나갔다. 때가 됐음을 느낀 키드는 스모크에게 ‘결투’를 신청하지만 돌아온 건 “넌 아직 이르다”라는 대답뿐이었다.

영화는 둘의 대결을 전면에 내세우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게 만든다. 둘 다 상처 입은 라이더라는 점에서 이들의 레이싱을 마냥 편하게 만은 볼 수 없었다. 아버지를 잃은 키드의 상처 못지않게 스모크도 비슷한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그건 어쩌면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비밀 같은 것이었으리라. 그의 마지막 ‘선택’은 그래서 더욱 어른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가져야 할 진짜 승리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영화는 명확한 교훈을 남기고 있다. 

당신이 라이더라면 이 영화는 분명 여러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등장하는 바이크와 그들의 레이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흥미롭다.

박동진 기자  nomva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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