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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6월부터 이륜차 고속도로 통행 전면금지이륜차 고속도로 통행금지의 역사

도로교통법 제 63조와 제 154조가 걸림돌로 작용
“실증적 자료와 경험적 증거가 부족한 헌재 판결”
헌재의 보충의견과 소수의견에 적극 관심 가져야
부정적 인식 있으나 제도개선에는 무관심한 상황
이륜차 운전자 권리 회복 운동에 함께 동참해야

일본 도쿄에서 시즈오카현으로 가는 고속도로 휴게실에 마련된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의 모습. 배기량이 125cc를 초과하는 오토바이는 고속도로 통행이 가능하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 63조는 “자동차(이륜자동차는 긴급자동차만 해당된다)외의 차마의 운전자 또는 보행자는 고속도로 등을 통행하거나 횡단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벌칙조항인 동법 제 154조는 제 63조를 위반하여 고속도로 등을 통행하거나 횡단한 사람은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한다고 밝히고 있다.

위 두 가지 법조항은 대한민국 이륜차의 어두운 과거와 함께 라이더들의 통행권을 제한하는 오늘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될 당시인 1968년 12월에는 오토바이가 고속도로에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었다. 다만 배기량에 대한 제한(250cc 이상)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약 4년 후인 1972년 5월 23일 내무부(지금의 행정자치부) 소속의 치안국(경찰청)이 고속도로 사고 중 삼륜차와 오토바이 사고가 늘어났다는 이유로 삼륜차와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을 전면 금지시켰다. 당시 치안국이 발표한 교통사고의 통계에는 삼륜차와 오토바이 사고가 통합돼 있었다고 한다.

통행금지의 원인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이유 외에 출처가 불분명한 설과 루머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탄 차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오토바이가 그 차를 추월한 이후 대통령의 지시로 통행이 금지됐다는 설을 들 수 있다. 두번째로는 외화낭비설이다. 1969년 총 수출액이 약 11억 달러로 대형바이크 수입을 위한 외화사용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고 당시의 열악한 외화사정 때문에  정책에 의한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는 경호와 의전설이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자동차전용도로(고속화도로)가 국빈이나 VIP를 경호하는데 이용되는 도로였는데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하는 오토바이가 경호와 의전에 걸림돌이 돼 통행을 금지시켰다는 것이다.

고속도로 통행금지에 이어 1992년에는 자동차 전용도로 통행도 함께 금지됐다. 1991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그 다음해에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개정된 도로교통법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 이륜차는 긴급자동차만 들어 갈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때의 긴급자동차는 경찰과 헌병 오토바이(일명 싸이카)와 소방오토바이를 가리킨다. 일반 오토바이는 배기량에 상관없이 진입이 금지돼 있었다.

지난 2015년 30년만에 자동차전용도로에서 해제된 서울 노들길의 모습. 이곳은 오토바이 통행이 가능해졌다.

고속도로에서의 이륜차 통행금지에 대한 논란은 2005년에 한 가정주부가 제기한 헌법소원에 이륜차 동호인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헌번재판소의 판결로 이어졌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07년과 2008년, 2011년, 그리고 2015년에 이륜차의 통행을 제한하는 도로교통법 제 63조와 제 154조에 대해 합헌판결을 내렸다. 이중 2007년 판결은 정확히 말하면 합헌판결이 아닌, 기각판결을 내린 것이다.

합헌판결의 요지는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으로 인해 위험성과 무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전용도로의 통행에 대해서도 헌재는 이륜차의 구조적 특수성과 일부 이륜차 운전자들의 낮은 교통질서 의식, 나쁜 운전습관 등으로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은 물론, 일반자동차 운전자의 안전까지 저해할 우려가 있고 차량의 능률적인 운행과 원활한 교통소통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합헌판결의 근거로 삼았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대법관 두 명의 보충의견과 금지규정에 위헌의견을 낸 소수의견이다.

보충의견은 “장래 일부 이륜차 운전자들의 잘못된 운전습관이 개선되고 그 결과 이륜차 운전행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우려와 경계가 해소되는 시점에서는 사륜자동차와 동등한 정도의 주행성능을 가진 일정 배기량 이상의 이륜차부터 단계적으로 자동차전용도로에서 통행할 수 있도록 입법적 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금지규정에 유일하게 위헌 의견을 낸 송두환 재판관은 “1972년 내무부가 고시한 모든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금지 고시의 제정배경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아도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으로 인해 사고가 급증하였다는 등의 통계나 분석 등은 발견되지 않고, 그렇다고 모든 이륜차의 고속도로 등 통행이 금지된 1992년 이후 특별히 교통사고 건수가 줄었다는 자료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 반면 현재까지 오랜 기간 동안 이륜차의 고속도로 등 통행을 허용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현황을 살펴보면, 이륜차의 고속도로 등 통행을 허용하고 있음으로 인해 특별히 사고 위험성이 증가하였다거나 또는 다른 자동차의 안전한 교통소통에 방해가 되어 이를 금지하였다는 등의 보고를 찾아 볼 수 없다.

이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이륜차의 고속도로 등 통행이 우리나라의 도로상황과 교통안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실증적 자료와 경험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지 일부 이륜차 운전자들이 변칙적인 운행을 함으로써 고속도로 등의 원활한 교통을 방해하고 대형사고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와 경계를 이유로 전체 이륜차 운전자의 권리를 전면적,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고 판시했다.

이 의견은 이륜차 사용자들로부터 매우 객관적이고 선진적이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이륜차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면이 있으나 이륜차를 둘러싼 제도개선에 대해서는 시급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으로는 자동차라는 단어에 이륜차를 포함시켰으나 많은 조항에서 예외를 달기 때문에 동일한 법이 적용되고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있다. 오토바이의 역사적 원류가 자동차와 동일하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기존 자동차 제도에서 일부 상황의 예외가 될 수 있을지언정 별도의 무언가로 분류되지 않는 선진국들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난 2일 열린 이륜차 고속도로 통행을 보장하는 입법 촉구(TAGO)와 같은 라이더들의 자기권리 회복을 위한 실천운동과 함께  국회의원과 이륜차 산업에 종사하는 제조사 및 수입사,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제도개선을 통해 성숙한 이륜차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만 하는 시점이다. 

신명수 기자  msseen11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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